흔히 '녹은 머리'라고 표현하는 것은 사실 모발을 구성하는 핵심적인 구조인 브릿지 결합이 파괴된 상태를 의미합니다. 건강한 모발은 케라틴이라는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단백질은 다양한 결합으로 엮여 있어 모발의 탄력과 강도를 유지합니다. 특히 **이황화 결합(disulfide bond)**은 마치 모발의 뼈대와 같이 단단하게 모발 구조를 지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잦은 탈색, 매직, 펌 등의 화학적 시술은 알칼리성 약제를 사용하여 이 단단한 이황화 결합을 강제로 끊어내게 됩니다. 이 과정이 과도하게 반복되면 모발의 뼈대가 완전히 무너져 흐물흐물해지고, 결국 모발의 형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끊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태는 이미 물리적으로 되돌릴 수 없는 손상을 입은 것이며, 모발의 자가 복구 단백질 기능 또한 상실됩니다.
우리는 모발의 구조를 모표피, 모피질, 모수질의 세 층으로 나누어 이해할 수 있습니다. 모표피는 가장 바깥층에 위치하여 모발 내부를 보호하는 비늘 형태의 조직이며, 모피질은 모발의 80~90%를 차지하며 탄력과 강도, 색을 결정하는 핵심적인 부분입니다. 화학 시술은 이 모표피를 강제로 열어 모피질에 약제를 침투시키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만약 이 과정에서 모피질의 케라틴 단백질이 과도하게 파괴되면, 모발은 본연의 힘을 잃고 빗질조차 힘든 엉킨 상태가 됩니다. 또한, 고데기 등 뜨거운 열기구를 사용하는 히트 스타일링은 모발 내 단백질을 변성시키고 수분을 손실시켜 모발을 더욱 푸석하고 건조하게 만듭니다.
파괴된 브릿지 결합, 그 이후의 관리 루틴
이미 녹아내린 모발은 새로운 모발이 자라나서 손상된 부분을 잘라내기 전까지는 완벽하게 복구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손상된 모발을 관리하고, 더 이상의 손상을 막으며, 건강한 새 모발이 자랄 수 있도록 두피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단백질 재건 루틴'이라고 부르는 관리의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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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모발 내부에 단백질을 채워 넣는 작업이 필수적입니다. 케라틴 집중 케어와 같은 단백질 성분이 함유된 트리트먼트나 헤어팩을 사용하는 것이 이 단계의 핵심입니다. 이러한 제품들은 손상으로 인해 비어버린 모발의 틈새를 일시적으로 채워 모발의 구조를 보강하고, 큐티클 층을 부드럽게 만들어 엉킴을 줄여줍니다. 이는 모발을 겉으로 보기에 더 건강해 보이게 하고, 빗질이나 다른 물리적 자극으로부터 모발을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둘째, 두피와 모발의 두피 유수분 밸런스를 맞춰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잦은 화학 시술로 인해 알칼리화된 두피의 pH 밸런스를 맞춰주는 약산성 샴푸를 사용하여 자극을 최소화하고 두피 보호막을 회복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샴푸 후에는 수분 증발을 막기 위해 헤어 에센스나 오일을 모발 끝에 발라 유수분 밸런스를 유지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뜨거운 드라이기나 고데기 등 열기구 사용을 최소화하고, 자연 건조하거나 찬 바람을 사용하여 모발의 추가적인 단백질 변성을 막는 것이 현명합니다.
결론적으로, 이미 브릿지 결합이 파괴된 모발은 재생 불가능한 영역에 들어선 것이므로, 완벽한 복구를 기대하기보다는 현 상태를 최대한 유지하고 새로운 건강한 모발이 자랄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합니다. 정기적으로 손상된 끝부분을 잘라내면서 건강한 모발이 자라도록 관리하고, 두피 건강에 집중하는 것이 궁극적인 해결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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