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항암치료와 모발 손실의 기전

항암제는 빠르게 분열하는 세포를 표적으로 삼는다. 이는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억제하기 위한 목적이지만, 동시에 빠른 세포 분열을 반복하는 모낭세포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모발은 성장기(anagen), 퇴행기(catagen), 휴지기(telogen)라는 주기를 갖는데, 항암제는 이 가운데 특히 성장기에 있는 모발의 분열 과정을 방해하여 모발이 정상적으로 성장하지 못하게 만든다. 이로 인해 항암 치료 직후 며칠에서 2주 이내에 급격한 탈모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를 전문적으로 성장기 탈모(anagen effluvium)라고 부른다. 머리카락뿐만 아니라 눈썹, 속눈썹, 체모까지 빠질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항암모발회복 과정

항암 치료가 종료되면 모낭세포의 억제 또한 점차 풀리게 된다. 보통 치료 종료 후 3~6개월 사이에 새로운 모발이 다시 자라나기 시작하며, 이때 새로 나는 머리카락은 기존의 것과 질감이나 색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원래 직모였던 사람이 곱슬머리로 자라거나, 흑발이었던 모발이 백발에 가까운 색으로 자라나는 현상이 보고되기도 한다. 이는 모낭의 세포 재생 과정에서 일시적인 변형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안정화되고 본래의 모발 특성과 유사한 상태로 회복된다.

항암 후 두피 관리의 중요성

항암 치료가 끝난 이후의 두피는 매우 민감한 상태에 놓인다. 세포 분열의 억제와 혈류 감소로 인해 두피의 장벽 기능이 약화되고, 작은 자극에도 쉽게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항암 후 두피 관리는 단순히 모발의 재성장만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두피 자체의 건강을 회복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저자극성 약산성 샴푸를 사용하여 두피의 pH 밸런스를 유지하고, 미온수로 세정하여 두피 자극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또한 두피 마사지를 통한 혈류 개선은 모낭 재생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무엇보다도 화학적 시술(염색, 펌 등)은 두피가 충분히 회복될 때까지 피해야 한다.

AD

암환자 탈모의 특징

암환자에게서 나타나는 항암 탈모는 일반적인 남성형 탈모나 여성형 탈모와는 다른 기전과 경과를 보인다. 항암제에 의한 탈모는 투여 후 수일에서 2주 사이에 급격하게 시작되며, 두피 전체뿐만 아니라 눈썹, 속눈썹, 체모까지 빠질 수 있다. 이는 성장기 모발이 세포 분열을 지속하지 못해 부러지고 탈락하기 때문이다. 반면, 남성형 탈모나 여성형 탈모는 수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진행되며 특정 부위(M자 이마, 정수리, 가르마 중심 등)에 국한되어 나타난다. 휴지기 탈모는 큰 스트레스나 출산, 질병 등 특정 사건 이후 약 3개월의 잠복기를 거쳐 발생하며, 모발 자체가 가늘어지지 않고 전체적으로 빠지는 양상이 특징이다. 이러한 비교를 통해 암환자의 탈모가 얼마나 급성이고 전신적 양상을 보이는지 이해할 수 있다.

항암모발회복을 돕는 생활 관리

항암 후 모발 회복은 단순히 시간만의 문제가 아니다. 신체의 전반적인 회복 속도, 영양 상태, 두피 관리 방식 등이 모두 영향을 준다. 단백질과 아연, 철분 같은 영양소는 모발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이므로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스트레스 관리 또한 중요한데, 스트레스는 코르티솔 분비를 통해 모낭의 성장기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충분한 수면은 성장 호르몬 분비와 세포 재생을 촉진하여 모발 회복에 기여한다. 이와 같은 생활 습관은 항암모발회복 과정에서 눈에 띄는 변화를 만드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

같이 읽으면 좋은 글

• 산후탈모: 출산 후 호르몬 변화와 모발 얇아짐

  AD

• 스트레스성 탈모: 코티솔과 모발 건강의 상관관계

• 모발사이클: 성장기와 휴지기의 균형